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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나무 그릇 오래 쓰는 손질법

나무 그릇은 마르면서 망가진다 작품을 사 가신 분들이 한참 뒤에 “굽 쪽이 살짝 갈라졌다”며 사진을 보내올 때가 있다. 거의 다 같은 이유다. 나무는 다 깎은 뒤에도 주변 습도에 맞춰 물을 머금고 내보내는데, 너무 빨리 마르면 그 과정에서 틈이 벌어진다. 그래서 그릇 관리의 절반은 이 수분 출입을 천천히, 고르게 만들어 주는 일인데, 그 바탕이 되는 수축과 휨의 원리는 목재 함수율과 건조 이야기에 정리해 두었다. 새 그릇은 첫 주가 고비다 그 원리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게 새 그릇의 첫 주다. 받자마자 뜨거운 음식이나 찬물을 바로 담지 말고, 며칠은 실온의 마른 음식 위주로 쓰면서 새 환경에 적응하게 둔다. 직사광선이 드는 창가나 보일러 위,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는 자리처럼 한쪽만 빨리 마르는 곳도 피한다. 한 면만 급히 마르면 그쪽으로 당겨지며 휨이 생기기 때문이다. 표면에 오일을 얇게 한 번 더 올려 두면 수분이 드나드는 속도가 느려져 첫 주를 한결 안전하게 넘기는데, 바르고 닦아내는 손놀림은 오일과 스테인 도장 방법을 참고하면 된다. 씻고 말리는 순서 물에 오래 담그거나 식기세척기에 넣는 건 가장 빠른 망가짐의 길이다. 미지근한 물에 부드러운 수세미로 빠르게 닦고, 물기를 훔친 뒤 엎어 두지 말고 세워서 공기로 말린다. 엎어 두면 바닥 면만 젖은 채 남아 그 자리에 곰팡이가 핀다. 강한 철수세미는 표면 오일막을 한 번에 벗겨내니 쓰지 않는다. 얼룩과 냄새가 뱄을 때 김치나 카레처럼 색과 향이 강한 음식이 닿아 얼룩이 남았다면, 굵은소금과 레몬 반쪽으로 표면을 가볍게 문지른 뒤 헹군다. 천연 연마와 탈취가 함께 되는 오래된 방법이다. 그래도 자국이 남으면 고운 사포로 그 부분만 살짝 갈아낸 뒤 오일을 다시 올리면 새것처럼 돌아온다. 광이 죽으면 오일을 다시 먹인다 쓰다 보면 색이 부옇게 뜨고 손에 까슬한 느낌이 온다. 표면 오일이 빠졌다는 신호이자 재도장 타이밍인데, 늦출수록 나무가 메말라 갈라지기 쉬우니 미루지 않는 게 좋다. 오일을 다시 올리는 법 완전히 마른 그릇에 식품용 오일을 얇게 펴 바르고 이삼십 분 스며들게 둔 뒤 남은 기름을 마른 천으로 완전히 닦아낸다. 닦지 않고 남기면 끈적하게 굳어 오히려 지저분해진다. 물에 닿아 결이 일어나 까칠해졌다면 320번 이상의 고운 사포로 결을 따라 살짝 문지른 다음 오일을 올리면 매끈해진다. 어떤 오일이 굳으며 단단한 막을 만들고 어떤 오일은 그냥 스며들기만 하는지는 우드스미스의 식품 안전 마감 정리가 종류별로 잘 짚어 준다. 흠집은 흠이 아니라 흔적이다 쓰다 보면 잔 흠집과 옅은 색 변화가 생기는데, 이건 망가짐이 아니라 그 그릇만의 나이테 같은 흔적이라 굳이 매번 갈아낼 필요가 없다. 깊은 칼자국이나 갈라짐이 아니라면 그대로 두어도 제 몫을 다하고, 매끈하기만 하던 새 그릇이 손때를 머금으며 색이 깊어지는 게 나무 그릇을 쓰는 재미다. 다만 음식이 직접 닿는 그릇이라면 갈라진 틈에 물이 고이지 않는지만 가끔 살피고, 틈이 깊어졌다면 그땐 손질이 아니라 보수가 필요한 때다. 두는 자리가 수명을 가른다 관리만큼 중요한 게 평소 어디에 두느냐다. 가스레인지 옆이나 난방기 위는 한쪽만 빨리 마르게 만들어 휨과 갈라짐을 부르고, 싱크대 아래처럼 늘 축축한 곳은 곰팡이의 자리가 된다. 나무 그릇은 사람이 지내기 좋은 정도의,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환경에서 가장 오래간다. 그릇을 포개 둘 땐 사이에 부드러운 천을 한 장씩 끼워, 맞닿은 면이 쓸려 광이 죽거나 갇힌 습기가 얼룩을 남기는 걸 막는다. 손질 주기에 정답은 없지만 자주 쓰는 그릇은 두세 달에 한 번, 가끔 꺼내는 함은 반년에 한 번 오일을 올려 주면 십 년이 지나도 색만 더 깊어질 뿐 망가지지 않는다. 처음 나무 그릇을 들인 분들이 흔히 하는 오해 두 가지만 짚으면 손이 한결 편해진다. 하나는 오일을 자주, 두껍게 발라야 좋다는 생각이다. 오일은 두껍게 한 번보다 얇게 여러 번이 낫고, 자주가 아니라 까슬해졌을 때 올리는 게 맞다. 두껍게 바르면 겉만 끈적하게 마르고 속은 덜 굳어 오히려 손에 묻어난다. 다른 하나는 흠집이 생기면 큰일 난 줄 아는 것인데, 나무 그릇은 도자기처럼 깨지는 물건이 아니라 손이 가는 만큼 같이 늙어 가는 물건이다. 급히 말리지 않기, 까슬해지면 오일 한 번, 치우치지 않은 자리에 두기.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잘 만든 그릇은 오래도록 제 색을 잃지 않는다. 결국 비싼 관리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매일 쓰면서 그릇의 상태를 한 번씩 살펴 주는 손길이 가장 좋은 관리다.

식품에 닿는 그릇의 마감 · 호두기름, 동백기름, 들기름

그릇 작업에서 마지막 단계가 마감이다. 어떤 기름을, 어떻게, 얼마나 바르는지에 따라 같은 그릇이 완전히 다르게 자란다. 식탁에 올라가는 그릇이라 식품에 닿아도 안전한 마감재를 써야 한다. 공방에서 자주 쓰는 세 가지를 정리해 둔다. 호두기름 국내에서 구하기 쉽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마르는 성질이 있어서 그릇 마감에 잘 맞는다. 발색이 진하고 따뜻해서 호두나무, 벚나무처럼 진한 결을 가진 나무에 특히 잘 어울린다. 한 번 바르고 천으로 닦아 내고, 하룻밤 두었다가 한 번 더 바르는 식으로 두세 번 반복한다. 완전히 마르는 데 며칠 걸린다. 그동안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 놓고 통풍이 잘 되는 자리에서 굳힌다. 다 굳으면 표면이 살짝 단단해지면서 결이 또렷하게 살아 있다. 동백기름 호두기름보다 발색이 옅은 편. 단풍나무처럼 밝은 톤을 그대로 살리고 싶을 때 쓴다. 동백기름은 산패가 느린 편이라 보관 기간이 길고, 향이 거의 없어서 음식 맛에도 영향을 거의 안 준다. 그릇이 다 마른 뒤에 만져 보면 표면이 부드럽고 결이 매끈하게 정리된다. 대신 마르는 시간은 호두기름보다 더 오래 걸리고, 한 번에 두껍게 바르면 끈적임이 남는다. 얇게, 여러 번 발라야 한다. 들기름 국내에서 가장 흔하고 저렴하다. 산패가 비교적 빠른 편이라 그릇을 자주 쓰는 사용자에게 권할 만하다. 자주 닦아 주고 가끔 다시 한 번 발라 주면 그릇이 점점 깊은 색으로 익어 간다. 처음 마감으로도 좋고, 사용 중 보수 마감으로도 자주 쓴다. 마감의 두께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기름을 얼마나 두껍게 발라야 하나요”인데, 답은 거의 항상 “더 얇게”다. 두껍게 한 번 바르는 것보다 얇게 여러 번 바르는 게 결과가 훨씬 좋다. 두껍게 바르면 표면이 끈적해지고, 결 사이에 기름이 고여서 시간이 지나면서 누렇게 변하기도 한다. 천에 살짝 적셔서 표면 전체를 한 번 닦듯이 바르고, 5분쯤 두었다가 마른 천으로 다시 한 번 닦아 낸다. 흡수되지 않은 기름은 다 닦아 낸다는 감으로. 그리고 하루 정도 둔다. 표면이 살짝 마른 듯 보일 때 다시 한 번. 두세 번 반복하면 충분하다. 관리 그릇을 받으신 분들께 항상 말씀드리는 게, 식기세척기는 피하시고 손으로 부드럽게 닦아 주십사 하는 거다. 강한 세제는 표면 기름을 빠르게 벗겨 낸다. 미지근한 물에 살짝 닦고, 마른 천으로 물기를 닦아서 그늘에서 자연 건조. 표면이 살짝 거칠어 보이는 날이 오면 호두기름이나 들기름을 천에 살짝 적셔서 한 번 닦아 주면 다시 결이 살아난다. 이런 보수 작업은 따로 비용을 받지 않는다. 가져오시면 무료로 다시 마감해 드리니까 부담 없이 문의 주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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